오늘도 건강하세요.

"미안해"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짧으면 세글자, 길어봐야 다섯글자.

그런데 그 말 하기가 너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처럼요.


제 경우에는

이미 내가 실수한 걸 알고 사과하려던 참인데

내가 잘못했다며 계속 구석으로 몰아넣을 때.


사실 다른 사람 때문에 화가 난건데

때마침 접근한 사람의 억양, 말투에 꽂혀서 느닷없이 그 사람한테 화를 냈을 때.


없는 변명이라도 말하고 자존심 쪼끔은 유지하고 싶은데

꼬치꼬치 일목요연하게도 쉬지않고 쪼아댈 때.

"미안해" 라는 말이 나오다 들어가기도 하고


사과를 받는 상대방 표정이 영 맘에 들지 않을 때.

그냥 앞으로 안볼 사람이다 생각할 때.

힘들고 피곤하고 사람에 지쳐있을 때.

이런 간단한 이유로도 "미안하다" 말을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와 세 번째가 합쳐진 경우.

'이거해라.' '저거해라.' 지금 하고 있는데도 채근하는 사람 때문에 예민한데

남편이 전화해서 한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부탁.

그런데 뇌가 그것도 명령으로 인식.

뜬금없이 제가 화를 내서 남편도 저한테 비수를 던졌습니다.


사실 제가 "미안해"

세마디면 상황종료였을텐데 억양과 말투에 트집을 잡았고

늘 꼬치꼬치 일목요연한 남편은 하고 싶은 말을 남김없이 쏟아냅니다.


"저 사람 때문이야!" 라고 변명하고 싶은데 남편말 듣다가 지쳐서

"내가 왜 그걸 해줘야돼!!" 라고 막무가내로 말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서로 묵언수행중.

피식. 생각해보니 웃긴건 30초 통화 후 20분 정도의 긴 싸움을 카톡으로 했습니다.

다른 부부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남편과 카톡으로 싸워도 목소리와 표정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하는 너머의 의도까지 다 알고 있다며 더 열심히 싸우는 같아요.


아무튼 저에겐 지금

"미안해" 라고 말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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